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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권투 2~

2015년 8월 22일

2년전 도전했을 때 제대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1년정도 건강상의 문제로 운동을 쉬고 올 초부터 다시 준비하기 시작했다.

겁도 없애보려고 하고 체력도 올려 보려하고, 같은 시간대에 운동하는 많은 동생들이 "으샤 으샤" 해주니 운동이 재미도 있고 좋았다.

체중도 과감이 5Kg 감량하기로 하고 도전했다. 16일정도를 남겨놓고 감량시작!!!! 관장님이 살짝 걱정하신다. 그냥 지금 체중으로 나가는 거는 어떠냐고, 하지만 난 날 시험해 보고 싶다. 독해질 수 있는지, 의지가 있는지를.....

아침 저녁으로는 토마토2개를 먹고, 점심에만 일반식으로 반정도 양을 줄여 먹는다. 모든 간식, 야식, 술, 믹스커피 모두 끈었다. 중간에 저지방(0%) 우유 한잔.. 일주일 정도 지나니 2.5kg 정도 빠졌다.

 

D-5 :

이때 부터는 탄수화물을 끈었다. 점심도 그냥 닭가슴살과 파프리카로 점심을 해결하고 저녁에 달걀 흰자로 좀 더 단백질을 보충해줬다.

프로 선수가 상대를 해줘 스파링을 했다... 밀리지 않는 연습을 하며 주먹을 연신 날린다.

어쩌나... 엘보 부상 ㅠㅠ

 

 

D-3 :

어제 그러니깐 D-3일에 최종 점검으로 스파링을 하기로 했다.

근데 왜??? 갑자기 덜컹 겁이 났다. 오른 손의 부상 때문인가?? 주먹을 내기도 힘들고, 가드할때 상대방 주먹에 맞은 팔이 너무 아팠다.

최종 점검 실패~

체중 감량은 완료... 이상태로 계체할때까지 유지만 해주면 된다. 그러나 마음이 불안해진다.

 

 

D-2 :

다시 마음을 다잡아 본다. 난 할 수 있다. 지금 내 나이는 10년 후의 나에 비해 참 좋을 때다... 그러기에 지금 이 도전 자체가 대단한거다. 나 스스로 응원을 해본다. 근데 왜 눈물이 나지?  난 할 수 있다. 준비도 열심히 했잖아! 쫄지마~!

 

 

D-day:

아침7시 계체를 하고 드디어 밥을 먹었다. 순대국~! 얼마만에 먹는거냐... 하지만 반도 못먹는다.  10시부터 시작이니 돗자리를 피고 누워본다.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이런 긴장감 정말 흥분된다. 저 멀리에 상대방체육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보인다. 저들 중에 내 상대가 있을텐데.. 또 가슴이 뛴다.

시간이 다가와 준비를 한다. 복싱화의 끈을 묶고 핸드랩을 천천히 감아 본다. 나 잘 할 수 있다.. 연신 되씹어본다.  내경기 시작~ 링에 올라 주먹을 날려 본다. 아~ 아프다. 하지만 맞을 만 하다. 이리저리 주먹을 내본다. 천천히 페이스를 유지하며 이쁘게 해보고 싶지만 상대방의 마구잡이를 피하지 못하니 그냥 나도 마구잡이로 원투를 날린다. 힘들다. 헤드기어 사이로 주먹이 날라오니 코가 시큰~ 2라운드 힘들다. 상대방의 눈을 보이 상대방도 힘들어 한다. 그래 조금만 더 힘내자. 다시 있는 힘껏 주먹을 낸다. 1분 30초 하~~ 연습할때 3분보다 길다. 정말 프로들은 대단하다. 종이 울리고 링 중앙에 서서 판정을 기다린다. 3:0 내 손이 올라간다. 근데 기뻐할 힘도 없다. 링에서 내려오니 다리가 풀려 주저 앉는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불태운 느낌이었다. 정말 재미있었다. 이런 느낌때문에 권투를 하는 구나~

다음 결승에 붙을 상대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본다. 리치가 긴 선수가 우승을 한다. 힘은 없어 보이는데...

체력을 올리기 위해 누워서 기다린다. 또 가슴이 뛴다. 땀이 난다. 어떻게 하지.. 잘 할 수 있을까? 이기고 싶다. 잘하고 싶다~

1라운드를 힘들게 마쳤다. 물을 마실 힘도 없다. 가드를 하고 들어가려하지만 들어가는 족족 걸린다. 힘도 없다. 연습 때 부상이었던 팔꿈치와 엄지부분이 또 다친듯 하다. 2:1 패~

슬퍼할 힘도 없다. 하지만 난 최선을 다했다. 그래 최선을 다했다.

 

 

부족한 체력과 부족한 기술. 그래 부족한 부분을 다시 채우면 다음번에 우승을 할 수 있을꺼야! 얼굴에 멍이 들고 아프지만 도전했다는 것에 만족하고, 여기서 안주하지않고 더 전전하면 되는거야~!

 

우승하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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